막상 플스 켤려니 그게 귀찮아서 다시 여행기로.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게임 '도서실의 네버지스타' 콜라보 칵테일 내놓는 바인데 예전에 오사카 갔을 때는 기회가 안 됐고 그 뒤로는 오사카 자체를 안 가서 계속 가고 싶다 가고 싶다 하고만 있었다.
가기 전에 바쁜 와중에 둘 다 게임 플레이도 해줬다. 너무 푸쉬한 감도 없지 않지만ㅋㅋㅋ...ㅋㅋㅋㅋ
애초에 이거 검색해 들어와서 볼 분들이면 다 네버지스타 올클 했을 것 같으니까.
뻗어있는 일행들을 두드려 깨워서 출발.
최대한 최적의 루트를 찾아보려 했는데 버스 하나 놓치고 나니 걷는 것밖에 안 남아서 걸었다.
공중정원 지나서인데, 역에서 공중정원까지도 거리가 있는지라 걸었다.
걸었다. 걸었다.
걸었다.
...첫째날 발이 죽었던 일행한테는 마음속으로 미안하다고 해두었다. 마음속으로만.
이하 사진은 전부 받은 거. 어딘가 다른 블로그와 겹쳐도 양해를.
닷테 난 사진 찍는 스킬이 없고 어두운데서는 더욱 못찍어서 화소 자글자글...정리할 기운도 안나...
괜찮은 사진 앱 하나 받아서 찍는 연습 하기는 해야겠다는 경각심이 들 정도다.
도착. 과 함께 감동.
그래 난 여기 오려고 오사카에 온 거야.
한적한 도로변 1층의 작은 바였는데, 하나 있는 4인석이 비어있어서 그곳에 착석했다.
따로 요청해야 주는 콜라보 메뉴판.
캐릭터 일러스트와 함께 자세한 메뉴 설명이 들어 있다.
초반만 한 상태에서는 술 설명만 봐도 네타바레가 될 것 같다.
네버지스타 플레이한 사람만 주문할 수 있다고 하는데 딱히 확인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
술을 잘 못 하는 일행이 시킨 츠지무라 렌지.
도수 조절 되는 걸로 물어보고 고른 건데 바로 렌지 추천하셨다. 사스가 렌렌. 다정해.
나는 처음 시킬 메뉴 정해두고 있었다. 칸나미 세이지.
색깔은 달아보이는데 씁쓸한 맛이 살아있어서, 이날 시킨 메뉴 중 가장 취향이었다.
다음이 있다면 또 주문할 것 같은 메뉴.
다른 일행이 시킨 쿠보야 미하루. 소녀다ㅋㅋㅋㅋㅋㅋㅋ
미하루.....ㅠㅠㅠㅠㅠㅠㅠ
렌지와 미하루 한 모금씩 테이스팅.
애들 칵테일은 많이 단가보다, 하고 감이 왔다.
걸어오느라 지치기도 했고 푸드메뉴 시켜보고 싶기도 하고 여기까지 같이 와준 일행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해서 시켜본 일본식 데리야키 치킨 피자.
마요네즈는 잘 못 먹지만 치킨마요는 별도다. 과하지만 않으면 OK.
사실 별 기대는 없었다. 예전에 페달 카페 콜라보 메뉴의 피자가........ ^_^ 한 퀄리티였기 때문에...
근데 맛있었다. 짭쪼름한 게 맥주 땡기더라. 다음엔 가서 그냥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
파스타도 있고 피시앤칩스도 있고 때를 잘 맞추면 디저트도 있고...!
...난 때를 못 맞췄지만. 우리 간 다음날부터였나 콜라보 디저트 메뉴 판매 개시...^_ㅠ
일행이 시킨 시라미네 하루토.
하루토는 처음 게임 할 때 스탠딩 일러스트 때문에 미하루보다 여자애 같은 캐릭터로 인식했는데 스토리나 외전이나 SS나 성우 캐스팅 같은 거 보면서 아, 예쁘장한 캐릭터가 아니라 이케멘 캐릭터구나, 하고 파악.
칵테일 보니 더 확실히 느껴진다.
맛은 참 특이했다. 우리 셋 중 취향이었던 사람은 없었지만 아아, 하루토구나, 하고 다들 납득했던 듯.
내가 두 번째로 시킨 건 츠쿠이 켄타로.
켄타로...ㅋㅋㅋㅋㅋ 저 데코 어쩔 거야ㅋㅋㅋㅋㅋㅋ 뼈 모양ㅋㅋㅋㅋㅋㅋ
사실 비주얼에 기대 많이 했다. 좀 드라이할까봐.
많이 드라이한 건 취향이 아니지만 앞서 맛본 메뉴들이 다 달아서 좀 많이 드라이해도 될 것 같았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그냥 쉽게 마실 수 있는 맛이었다.
하긴 뭐 어른이래봤자 그렇게 어른도 아니니까...
아이들은 어른에게 환상을 가지지만 사실 그들도 과거에는 아이였다 하는 뜻 같기도 했지만...마시기 쉬웠다는 거 자체가 내 기준에서니까 아마 너무 깊이 생각한 거겠지(...)
술 못 하는 일행의 다음 초이스는 미카게 세이시로.
도수 낮을 것 같다고 하며 시키던데 난 내심 ...응? 세이시로가....? 하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시다 갑자기 훅 올라왔는지 앞으로 잔을 조용히 밀어놓았다(...)
형제이기 때문인지 계통은 켄타로랑 비슷한 것 같았다. 산뜻한데 좀 더 달달함.
아래쪽에 리큐르가 가라앉아서 진했는데, 속에 안고 있는 게 많다는 뜻 같기도 하고...
사진들 보다 보면 굳이 층 생기게 만든 게 칸나미랑 세이시로 정도다.
안 시켜본 메뉴들은 또 모르겠지만.
다운된 사람도 생기고 슬슬 막바지인가, 싶다가 다른 네버지스타 팬 분이 리퀘한 대로 마키하라 와타루.
칸나미-츠쿠이 뒤로 어른조의 연장으로 시켰더니, 최대한 당도 줄여달라고 했음에도 딱 보기에도 딸기주스 같이 달달한 비주얼이 나와서 에?? 하고 의아해 했는데...
...마스터 히도이요.
팬디스크 미니게임에 탈의 타이핑 게임 넣어두고 벗는 캐릭터를 마키로 한 공식 다음으로 히도이.
푹푹 칼로 쑤셔놓은 피바다였어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건 확실히 맛보다 네타계 메뉴였다. 맛은 예상대로 달달했지만...안 시켰으면 섭섭할 뻔 했다.
콜라보 메뉴를 시키면 받을 수 있는 코스터. 단 랜덤이라 마스터가 손에 가득 펼친 가운데서 뽑았는데...
다행히 모두 다른 거, 세 가지 다 나왔다!
문제는 내가 로고 코스터 나와서...찡찡댔더니 마키 뽑은 일행이 마키 코스터 줬다.
D님....상냥해...
일어설 때쯤 되자 다른 손님들도 모두 가고 바가 텅 비었더라.
둘러보니 구석편 벽에 메뉴를 소개하는 미하루가 똭!
그 때서야 깨닫고 바 안을 둘러보니 네버지스타 관련 굿즈나 사인지 등이 똭!
마스터한테 허락 받고 미하루랑 굿즈랑 찍어대고 있었더니, 마스터가 여기에도 있어요, 하고 가리킨 곳에 일러스트 보드랑 미하루 역 아카바네 씨 사인지가!!
...흥분해서 깨달았을 때는 이미 바에 술마시러 온 손님이 아니라 한 마리 덕이었다ㅠㅠㅠㅠㅠㅠ
나중에 카운터 보면서 알았지만 준비한 리큐르 종류도 꽤 되고, 일반 칵테일 메뉴도 기대되더라.
다음에 오사카 가면 꼭 다시 가야지.
돌아오는 길에 난쟈타운 새털라이트의 페달샵에 들렸다.
다른 일행 둘은 페달 덕이라 정신이 없어 보이길래 몰래 빠져나가서 그루브 코스터 했다.
지인이 아케이드판 나왔다고 했을 때 오...? 했었는데 곡 외워서 하는 수준 아니면 좀 정신 없겠더라.
마지러브 2000%는 점수 잘 나왔는데 나머지는 그저 그랬음.
그리고 현란한 맛이 떨어지더라. 간지 갑은 사운드볼텍스 같음. 해 본 적은 없지만ㅠㅠㅠㅠ
호텔 근처에서 또 뭔가 사다가 먹고 마시고 한 다음 뻗었다.
충실한 하루였다.
리큐르에 대한 지식 같은 게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메뉴판에 이것저것 자세히 적혀있어도 그 때 읽고나면 끝, 정도로밖에 모르다보니 그냥 감상 뿐이다.
나보다 유익하고 자세하게 쓴 블로그 글은 여기 있음.
이제 남은 글은 하나. 그냥 집에 돌아온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