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디지몬 알못이다. 포켓몬 디지몬 요괴워치 이런 뭔가 귀엽게 생긴 몬스터나 요괴 계열 잘 모른다.

게임도 지금까지 손댄 적 없다. 노가다 싫어하는데 몬스터가 진화까지 해! 생태부터가 노가다를 부르게 생겼어!!


근데 이 작품은 왜 했냐면 좋아하는 작가 와타나베 코지 씨가 서브퀘스트 일부 원안 담당하셔서...orz


사실 고민만 계속 하고 있었는데 지인이 보다 못해 빌려주었다.

그리고 처음 켜본 감상은...도시 배경 구현+디스플레이 인상 때문에 아키바스트립2를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디지몬에 굉장히 실례되는 생각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스즈다 야스히토 씨 그림은 좋아하지만 소설 삽화까지고 게임 모델링 되면 (내 기준에) 묘하게 뭔가 밋밋하니 안 예뻐서 첫인상은 사실 좋지 않았는데...캐릭터 관련해서는 지금도 생각은 같은데 배경도 디테일 좋고, 연출이랑 카메라워크 좋고(GOOD!), 로딩 빠르고!!! 스토리도 괜찮았고...

좋아하는 작가 목적이라는 사심 가지고 접근했는데 작품에 대한 만족도는 굉장히 높았다.


주인공이 말을 안 하는 연출인 것만 좀 별로였다. 그 연출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아직 클리어는 안 해서 감상은 먼저가 아니지만) 이 앞에 한창 하던 게임이 역시 주인공이 말을 안 하는 연출 게임 테일즈오브엑실리아2라서...왜때문에 연속 두 작품 주인공이 벙어리란 말이오...

엑실리아2는 중간에 성우가 일하는 구간이 있는데 이 게임은 있긴 있는 주인공 성우가 말을 어디서 했는지 지금도 모르겠다.



디지몬으로 첫 전투 결과짤.

처음에 가장 귀여운 디지몬을 선택한 건 좋았는데, 스토리 따라가며 진화시키다보니 진화시킬수록 안 귀여워지는 게 아쉬웠다. 왜 거대화 장갑화 인간형화 하는 건데...귀여우면서 강할 수는 없는 거니.

디지몬은 바이러스형, 백신형, 데이터형에 속성 더해서 유형이 있어서 데미지가 더 들어가거나 덜 들어가거나 한다.

전투 자체는 노멀 난이도 기준, 특수 디지몬을 모으겠다 하는 게 아니라면 그렇게까지 노가다 하지 않아도 스토리 클리어가 가능한 정도. 타입/속성만 가려쓸 줄 알면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마지막에 서브퀘로 강적처럼 등장하는 로열나이츠 계열은 노가다와 공략이 필요한 것 같더라. 시작하면 시간 걸릴 것 같아서 노가다 못하고 공략 딸리는 나는 패스했다. 아틀리에 강적 트로피도 못 채우는 마당에...ㅠ

사실 좀 진화 노가다 하고 싶었다. 시간만 넉넉히 있었어도...    


 

처음에는 캐릭터디자인도 심심하고 던전 화면도 비어 보인다 했는데 이벤트마다 화면을 참 잘 잡더라.

화면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 스샷. 다른 스샷도 그렇지만 누르면 커집니다.

감상 적으면서 스샷 첨부하는 것도 최근에야 시작했고, 평소 게임 하면서 스샷 잘 안 찍는데 디지몬은 유난히 많이 찍어놨더라.

그만큼 순간순간 인상적인 화면이 많았던 것 같다.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단순해보였던 몬스터 디자인도 완전체 궁극체 하고 올라가다 최종보스로 가니 똭 하고 박력이!!

최종장의 마지막 던전과 최종보스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는 무척 마음에 들었다.

...아무 고생 안 하고 클리어할 정도로 난이도가 낮았던 게 살짝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편하게 게임 클리어하는 거 좋아하는 편인데 좀 아쉬울 정도였으니...

여기서부터 결말까지는 그냥 순조롭게 잘 보고 게임 더 즐기는 건 강적 깨면서 하라는 뜻인가 싶었다.

강하게 뉴게임으로 하드모드를 즐겨도 될 것 같고 유저간 네트워크 대전도 있는 것 같고.

노가다를 하는 타입도 안 하는 타입도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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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생각보다 재밌어서 가끔 잊어버렸는데, 처음 목표였던 와타나베 코지 씨 원안 서브퀘도 좋았다.

정확히 뭘 누가 썼다고 공개된 건 아니지만 와타나베 씨 기존 작품에서 본 듯한, 혹은 유사한 내용들이 있어서 몇 가지는 이분 작품이 확실하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로그아웃 할 곳이 없습니다'로 끝나는 에피소드는 특히 좋아하는 타입 작품.

그리고 그 외에도, 와타나베 씨가 운영하는 K카페가 게임 내에서도 등장하는 점(다만 진짜 K카페는 내부는 카페지만 카페보다 이벤트 스페이스 측면이 강하다. 항시 오픈하는 타입의 카페가 아님), 사이버 슬루스의 주인공이 재적하게 되는 쿠레미 탐정 사무소 위치가 왜 나카노인지, 디지몬 기존 시리즈와 뭔가 관련이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고 제작진이 의도한 것도 아니겠지만 나카노 브로드웨이 내 쿠레미 탐정 사무소의 위치가 (게임 내 K카페 위치보다)  실제 K카페 있는 곳 분위기에 가까운 점 등등, 와타나베 씨 팬으로서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다수 있었다.

와타나베 씨 작업실이 나카노 브로드웨이에 있고 본인 작품에서도 나카노 브로드웨이가 자주 등장해...성지순례겸 들르고 한 적도 있었더니 아무래도 게임하며 친근감이 더 들었고, 와타나베 씨의 작품인 플라토닉체인과 게임키즈 시리즈가 네트워크가 디지털이 지금보다 한단계 발전한 근미래를 상정한 작품이라 사이버 슬루스의 세계관과도 통하는 면이 많아서 디지몬 시리즈가 낯선 한편으로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타 마음에 든 부분.




게임을 하면서 꾸준하게 재밌었던 게 탐정 쿠레미 쿄코의 비정상적인 입맛이 빚어내는 금단의 커피 레시피.

시발ㅋㅋㅋㅋ하며 터지면서 보고, 다음엔 뭘 들고 나오려나 하고 은근히 기대도 하게 되고 그랬는데...

이게 또 은근히 가슴 뭉클해지는 전개로...스토리 중 마음에 들었던 부분의 하나였다ㅠㅠㅠㅠ  



강적 빼고 나머지 의뢰는 거의 다 하면서 궁극체까지만 써가며 플레이한 시간 총 39시간.

비타로는 간만의 조작하는 게임이기도 했고, 정말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장래에 내 쌓인 게임이 다 소진되는 미래가 있다면 그 때는 다른 디지몬 작품을 노가다 할 시간까지 만들어서 접해보고 싶다.

Posted by 2nd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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