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현 성지순례 기획 사가!!! on ICE의 카츠키 유리 생일파티 이후 패널 전시 안내 트윗.

12월 8일까지. 내 여행 일정은 9일부터.

콜라보 기간도 못 맞췄지만 끝까지 뭐 하나 스쳐가지도 않는 것 같은 일정.

사람이 이렇게까지 완벽할 수가 있다.

 

전날밤 먹고 마시고 잔 덕분에 아침에 호텔 조식을 먹을 기분이 아니라 굶었더니 점심시간 되기 전, 카라츠성을 나올 즈음부터 배가 고팠다.

하지만 점심은 먹기로 미리 정한 곳이 있었기 때문에...

 

카라츠역에 도착해서도 20여분 전차를 기다려 두 정거장 떨어진 니지노마츠바라로.

역 주변은.....아무 것도 없어 보였다. 예상은 했지만. 아무 것도. 차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생활권.

아, 이런 곳에서 나고 자란 건가...하고 망상하며 초행에 비도 와서 멀게 느껴지는 길을 열심히 걸었다.

걷고 걸어서...간판이 눈에 들어오자 느껴지는 수수께끼의 감동.

 

 

 

바로 애니에서 카츠키 유리의 가족이 운영하는 유~토피아 카츠키의 모델이 된 카가미야마 온천.

인데 아주 똑같이 그려지지는 않았고 입구보다 입구 주변과 실내 인테리어 분위기가 닮았다는 느낌.

당장 들어가서 내부 구조도 많이 다르고 시설 자체도 숙박시설이 아니라 당일치기 온천이다.

온천 쪽은 또 다르다고 하는데 온천은 즐기지 않아서&비도 오고 추워서 들어갈 생각도 안 들어서&온천 내부 사진을 찍을 것도 아니므로 그쪽까지는 욕심 내지 않았다.

 

 

 

작품과 가장 유사한 곳은 이 식당. 주방 쪽까지 대단히 비슷.

아니나 다를까 벽 여기저기에 유리온아이스 관련 브로마이드가 붙어 있었는데 손님이 제법 왔다갔다 하고 있어서 굳이 작품과 같은 각도 노리려 하지 않고 사람 없는 쪽으로만 한 컷 담았다.

그리고 주린 배를 잡고 식권을 사서 두근두근 기다렸다가...

 

 

 

...카츠동!!!!!!

나도 살은 빼야 하지만!! 목숨걸고 몸 만들어야 하는 운동선수는 아니므로, 일반인이니까!!!

여기까지 온 거, 먹는다!!!!!!

 

...........작품 속 그 장소 그 음식이라서도 있을 거고, 비 맞고 한참 걸어와서 배가 고파서 더 몸이 식어 한기가 들 때라 그랬을 수도 있는데. 맛있었다. 카츠동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애니에서 나오기 전까지는 덮밥 관심도 없었던지라 일본에서는 더더욱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일본의 평균적인 카츠동 정도 맛일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적어도 애니 본 후 국내에서 먹고 다닌 여러 곳의 카츠동보다는 훨씬 나았음. 국내에서 다녔던 가게들도 카츠 자체가 비싸고 고급진 맛이었을 순 있는데 먹고 싶은 카츠동은 딱 이런 카츠동이었다.

사진 보니까 또 먹으러 가고 싶다. 여기까지 쓰고 있는 지금 시간은 밤 9시 39분. 왜 지금 이 부분인가.

 

반복하지만 작품 팬이 된다는 건 참 대단한 일인 것 같다.

쌀/튀김 잘 안 먹는 사람이 카츠동을 소울푸드처럼 생각하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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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목적인 카츠동으로 식사를 마치고 한김 쉬었다면 다음은 2차 목적 달성 타임.

유~토피아 카츠키의 모델이 되었다고 알려진 만큼, 식당 바깥도 이것저것 많았다.

일단 입구부터 카운터 주변이 온통 유온아에, 카라츠성 기념품점에 있던 사가 콜라보 굿즈는 여기서도 판매되고 있었고 콜라보 1탄 그림의 등신대 패널도 남아 있었다.

허락 받고 여기저기 사진도 찍고 구경도 하고... 그 뒤에도 시설 자체가 생소해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하고 있는데 일행이 말했다. "근데 전차 시간 괜찮아요?"

.............................................................................^ㅁ^

여기는 시골!! 한 시간에 전차 2~3대!!! 시간 때울 곳 없음!!!!

시계를 보니 여기 오는 데 걸린 시간보다 조금 남아서 아슬아슬했다. 하지만 올 때와 달리 길도 알고 빨리 걸으면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도 같아서 출발을 감행. 열심히 걸어서 무사히 타려던 전차에 탈 수 있었다.

으...지금 생각해도 일행한테 민폐인데 그 땐 서둘로더 차 놓쳐도 민폐였으니 어쩔 수 없지ㅠㅠㅠㅠㅠ

 

그 다음 목적지는 바로 옆 정거장인 하마사키역.

사실 여기는 좀 망설였다. 목적이라고 할 만한 게 굳이 이동할 만큼인가 싶은 거였던지라...

근데 아침부터 움직인 덕분에 딱히 소화해야 할 다른 일정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던지라, 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따로 와보겠나 싶어서 얼굴에 철판 깔고 이동을 감행했다.

역 도착해서도 계속 비가 내렸는데 예보를 보면 곧 그칠 것도 같아서 잠시 차나 마시며 좀 쉬기로 했다.

일행은 전에 사가 왔을 때 숙소가 하마사키였던지라 예전 숙소 근처 카페를 검색해 데려가주었다.

 

 

근데 들어간 곳이 예전 성지순례 기획 때 콜라보 메뉴로 초코 케이크 팔던 곳이었음.

...카페 검색하면서 성지순례로 왔다고 하는 리뷰를 보기는 했지만, 기간도 끝났고 딱히 카페 자체가 작품에 등장한 것도 아니니 자취는 안 남아있겠지 생각하고 있었더니ㅋㅋㅋㅋ 슈가파우더로 작품 타이틀 올려 팔던 케이크를 이제 차마 콜라보 메뉴라고는 못 하고 "성지순례로 대인기! 소문의 초코 케이크 세트"라고 해서 팔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

조금 혹하긴 했지만 점심 먹은지 얼마 안 돼서 배가 불렀고, 소문의 초코 케이크든 뭐든 지금 현재 콜라보 메뉴는 아닌 거고, 설령 콜라보 메뉴라도 타이틀 올라간 것뿐이라 당시에도 의미불명이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옆에 "마계에의 유혹"의 논알콜 사이다 버전을 이용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매우 좋아 보이는 메뉴가 보여서, 추웠음에도 불구하고 주문해보았다.

노란색이 레몬맛, 핑크색이 딸기맛, 파란색이 소금맛, 무색이 노멀이라길래 파란색으로.

소금맛이 무슨 맛이야...? 싶어서. 거의 맨날 실패하면서 챌린지 정신만 투철하다.

 

 

그리고 예상한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매우 좋아 보이는 비주얼로 등장ㅋㅋㅋㅋㅋ

우선 눈이 즐겁고 바닐라빈 박힌 아이스크림도 제법 맛있었다.

근데 기대했던 저 소금맛 마계 사이다가...색깔은 예쁜데 맛은 미묘했음. 초 미묘.

내가 모험을 하면 결과가 그렇지^_ㅠ

감상. 결국 인스타 사양 메뉴였다(사이다 다른 맛 시켰으면 멀쩡했을 메뉴 후려치기)

 

 

아이스크림이랑 사이다 다 먹을 때쯤 되니 춥길래 결국 따뜻한 커피를 다시 한 잔.

근데 여기, 전체적으로 뜨거운 음료 시켜도 미지근하게 나오더라;;;

마시기 좋게 내준 건가...원하지 않은 친절을...ㅠㅠㅠㅠㅠㅠ

두 번째 오더라서 그런지 서비스로 따라나온 물고기 쿠키는 머리부터 씹어먹었다. 맛있었다.

 

 

이쯤 되어 여유를 느끼고 짐정리도 좀 하고 하다가 카라츠성에서 산 랜덤굿즈를 뜯어보았다.

평소 가챠 운이 리얼가챠/모바일게임 통틀어서 없어서 '피치트나 JJ 나오면 얘들 좋아하는 장르 지인이라도 주겠는데 어쩐지 크리스나 오타벡이 나올 것 같다' 하면서 뜯었는데...

우와 나 처음으로 여러 종류 있는 랜덤 굿즈 딱 하나 사서 최애캐 나와봤어.

오해가 없게 덧붙이자면 크리스나 오타벡이 꽝이라게 아니고 평소 랜덤 사면 얘들이 잘 나옵니다.

 

 

좀 쉬다보니 비가 그치고 날이 좀 개는 것 같았다.

이제 좀 나가볼까, 하고 일어나서 계산하는데... 주인분이 던지는 말.

"유리 성지순례로 오신 분들이세요?"

........................................................................................어떻게 알았지?

전망을 택하느라 주문하기도 힘들게 직원 눈에 안 띄는 구석 자리였고, 대화도 작은 소리였고, 그럴듯한 단서라고는 저 작은 굿즈 잠깐 꺼냈던 것밖에 없는데 그것도 뭔지만 확인하고 집어넣었는데????

혼란스러운 머리로 성지순례 맞습니다...근데 어떻게 아셨어요? 하고 물으니, "마계 사이다를 캐릭터 컬러로 고르신 것 같아서^^" 하고 친절하게 대답해주셨다.

아...그건 우연입니다.

얻어걸린 거였다(...)

 

하지만 어쨌든 들통났다면 덕질 타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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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며 별로 시선 두지 않고 스루 했던 입구 근처 유온아/스케이트 관련 코너.

역시 카페 측에 허락을 받고 또 한참 사진을 찍어댔다.

만족하도록 찍고 나갈 때에도 친절히 인사해주셨다. 좋은 카페였다^^

 

그 다음 목적지는 이번에야말로 하마사키에 온 목적!!!

...이었는데 있다고 맵에 표시된 방향으로 쭉 걸었는데 보이지 않았다.

지나쳤나. 뒤를 돌아섰다. 그래도 영 감이 오지 않았다. 지나친 건지 아직인 건지조차 모르겠더라.

급히 먼저 성지순례 온 다른 선구자들의 트위터를 찾아 사진 속 구조물, 배경과 대조해 장소를 찾았다.

 

뭐길래 그렇게 찾기 힘들었냐면...

 

 

이게 있다고 굳이 여기를 왔어... 

 

이 샤워 두 개라.

오는 거 망설일 만 하지 않냐(...)

 

일명 쌍둥이 샤워라나본데, 저런 야외 샤워 두 대가 있었다.

바닷가 바라보며 여관이 있구나 정도만 알았는데 여름에 물놀이도 하고 그러는 지역인 모양.

거리로 보면 카가미야마 온천에서 카라츠성 가는 것 정도 거리일 것 같다. 온천을 유~토피아 카츠키로 가정한다면 이곳 역시 로드워크 범위권.

처음부터 달랑 저거라는 걸 알고 왔던 덕분인지 막상 발견해 사진 찍고 하고 있으니 온 김에 들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별 거 없다고 귀찮다고 안 왔으면 귀국해서 괜히 찝찝했을 것 같다.

날이 맑지 못해 엔딩에서처럼 파란 하늘이 배경이 아니라 보기에도 추운 풍경이 잡힌 점이 아쉬웠다.

기회 되면 춥지 않은 맑을 때 바닷가 여관에 힐링여행 와서 다시 들러보고 싶기도.

 

사가에 머무는 내내 예보로 비가 그칠 것 같이 나왔다가도 금방 예보가 번복되어 다시 비가 내리고 또 내리고 하는 날씨가 반복되었고, 후에 하카타 이동해서도 파란 하늘은 잠깐뿐이었다.

샤워도 찾으러 카페 나섰을 때는 비가 그쳤다가 금방 다시 내리기 시작해 사진 좀 찍고 있으니 기세를 더해갔다. 오래 머물 곳도 아니었으므로 금방 철수해서 역으로 이동, 차가 없어서 20분쯤 역에서 대기했다가 전차를 타고 카라츠로 돌아왔다.

 

돌아오며 카라츠에서 회수하지 못 한 여러가지를 체크해서 들러보았다.

일단 전날은 카라츠역 도착이 날 다 어두워서라 눈치 채지 못했던 역 앞 부근.

 

 

 

프리세츠키가 위대한 첫걸음을 내딛은 바닥의 안내판.

아래 사진의 오브제를 찍기에 가장 좋은 위치라는 내용.

 

 

 

키모이한 오브제의 모델.

실물은 애교 있게 생겼지 기분 나쁘지 않다.

애니의 저 오브제는 정체가 뭐지? 그 이카 어쩌고 아라미타마 어쩌고 하는 그건가 혹시.

 

 

 

프리세츠키가 거친 루트를 따라 쿄마치 상점가도 영업시간일 때 다시 한 번.

그러나 문닫은 가게들도 많아서 밤과 분위기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나저나 사람 있어 보이고 랜드마크가 될 곳을 따라 이동했다고 하면 이해 못 할 건 없지만 하세츠역-상점가-다리를 거쳐 하세츠성 아래 링크 도착이라니 프리세츠키 이동 루트도 제법 수수께끼군.

트렁크 끌고 그걸 다 걸어 다녔다니...역시...어려서?

 

네가 왜 여기서 나와(...)

 

상관 없지만 상점가에서 만난 예상치 못한 명탐정.

유온아 포스터 붙어있는 것도 기분 묘해지지만 정점은 저 뒤에서 마취침 쏘려고 노리고 있는 저녀석이다.

 

상점가는 길지 않아서 금방 둘러보고 다시 역 근처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으려던 이자카야 오픈까지 시간이 남아, 도중에 발견한 카라츠시 기념품점에서 쇼핑.

여기도 유온아 성지순례 콜라보 상품 취급하길래 와 쓸데없다...하면서 센베이&양갱세트까지 샀다.

종이포장 뜯으면 별거 없을 거 뻔히 알면서 낚여주는 팬의 미덕.

 

 

그리고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드디어 밥!! 술!!!!!

어제는 활오징어회를 시세로 먹었으니 오늘은 이자카야에서 간단하게.

오토오시로 에다마메에 지인은 감튀에 양배추샐러드, 나는 닭간과 명란을 초이스.

그리고 신나게 먹고 마셨으면.

 

 

노 래 방!!!

미리 예약도 했지만 일찍도 가서 무사히 룸을 확보하고 일찌감치 마감한 하루의 남은 시간을 그대로 쏟아부었다. 어차피 이 주위는 죄다 영업 종료해서 더 시간 쓸 수 있는 다른 장소도 없고!!!

한 네 시간 신나게 부르다가 허허 오늘은 이 정도만 할까요? 하고 나와서 숙소로 돌아갔다.

내일 아침에는 사가를 떠나 후쿠오카로 넘어갈 예정이라 짐정리도 해야 했기에...ㅠ

 

 

돌아가는 길에는 편의점에서 오뎅과 맥주를 겟.

겨울에 일본 오면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편의점 오뎅과 맥주 콤보다.

연겨자 뭍혀서 오뎅 한 입 먹고 맥주 들이켜면...크~~~~~~~ Вкусно!!!!!!!

 

먹으면서 카라츠...하세츠를 떠날 준비를 시작했다.

있는 내내 생각보다 굉장히 즐거웠고, 들르고 싶은 곳은 대충 다 들렀지만, 실제로 와봐서 생긴 아쉬움-내내 비 내리고 흐렸던 날씨라던가, 전차이동 말고 천천히 걸어서 이동해보고 싶었다던가-도 남았다.

요즘은 완전히 일본에서 발이 멀어져버렸지만, 언젠가 다시 찾을 기회가 찾아오기를 바라며...

생각보다 늘어버린 짐(콜라보 굿즈 종류 안 사려고 해놓고 꽤...지름)을 슈트케이스에 밀어넣었다. 

 

(다음날로 이어짐)

Posted by 2nd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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