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비둘기 연애 시뮬레이션-비연시로 알려진 하토풀 보이프렌드.

하트와 하토=일본어로 비둘기, 후반에 가서는 **까지, 일본어로 발음 표기가 같아지는 세 가지 단어가 겹쳐지는 기발한 타이틀이다.

 

사실 그동안 스샷 보고 그냥 웃기라고 만든 인디 개그 게임이라고만 생각하고 참 다양한 발상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하고 스루하고 있었다. 근데 저번에 내가 두근두근 문예부 하는 대신 하토풀 하기로 한 지인이 플레이 중간부터 반응이 이상하더니 갑자기 하토풀은 명작이라고, 해야 한다고, 뭐라고 말은 못 하고 답답한 듯이 그렇게 호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쓰르라미 울 적에 같은 작품 좋아하면 좋아할 거라고.

......읭? 갑자기 왜 쓰르라미?? 뭐지?

궁금은 한데 마침 할인 끝나서 정가길래 할 게임도 남았고 일단 방치했더니, 일본쪽 PS+ 비타용으로는 마지막 프리플레이 게임으로 하토풀 보이프렌드가 풀렸다.

아...이것은 하라는 신의 계시라고 판단, 하던 게임 흐름 끊길 즈음 기분전환으로 받아서 켜보았다.

 

엔딩 종류도 많더라. 15개인가 있는데 다행히 공통구간 많고 이벤트 부분 정해져 있고 짧고 해서, 스킵 시스템은 불편했지만 그래도 한 루트당 대충 30분+a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전에 생각했던 대로 그냥 개그 게임...의외로 새들이 사연은 좀 있었지만 그냥 미적지근하게 풀리다가 엔딩 보고 하는 식으로 뺑뻉이를 돌며 이게 어디 뭐가 있긴 있는 건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런데 공략에 참고한 사이트 주인장도 감상이 이 게임은 하려면 끝까지 해야 한다, 자기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ㅋㅇㅅㅊㅇㄷ를 방불케 했다, 막 이런 글이 적혀 있어서 나는 더욱 ??? 상태.

그리고 엔딩을 다 보고...

 

시작한 뉴게임. 새로 생긴 선택지.

진입한 BBL 루트.

들어가자마자 와우ㅋㅋㅋㅋㅋㅋ입이 딱 벌어져서 닫아지지가 않았다.

ㅋㅇㅅㅊㅇㄷ...? 내가 아직 ㅋㅇㅊ는 초반 하다만 단계라 잘은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엔 쓰르라미 요소도 답습하면서 완전 ㄷㄱㄹㅍ 리스펙트인데?? 물론 시스템이나 게임성면 말고 이야기 측면에서 얘기인데 사건이나 전개도 그렇지만 유저의 긴장감 유지해가는 실력이 엔딩 15개 보면서는 상상도 못한 수준급이었다;;;;;;;;;;;;;

심지어 엔딩 15개 동안 새들마다 미지근하게 풀렸다 해결되는 것 같았던 사연들이 이 루트에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재조립되어 무대 배경을 만들어 나가는 거다. 그 과정에서 반전도 있고 막...

와...진짜 이렇게 갈 줄은 몰랐다ㅋㅋㅋㅋㅋㅋ전체적으로는 개그 게임이지만 새들은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웃겨 보이지만 얘들은 나름 시리어스야~ 이런, 캐릭터 꾸밈용 재료로 대충 갖다 붙이다 만 건 줄 알았는데ㅋㅋㅋㅋㅋㅋㅋ되게 구체적이고 탄탄해서 감탄도 되고 어이도 없어서 막 말이 안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예상도 못 했는데 다 하고 무릎 꿇었다.

하토풀 보이프렌드 하세요...PS4/VITA판 기준 오탈자가 너무 많아서, 특히 탈자가 심각해서 문장 해독에 추리력이 많이 필요하긴 한데, 어쨌든 해볼만 하다. 비연시 비연시 하지만 그 비연시 부분은 프롤로그에 불과하다.

인디 게임이라는 건 감안해야 한다. BBL 루트가 좀 길이가 있긴 해도 풀프라이스 노벨 게임들만큼 이야기를 깊게깊게 파고 들어가지는 못 하는데 그래도 이야기를 구성함에 있어서 갖출 부분은 다 갖췄다는 느낌이다.

하...설마 이 타이틀 이 첫인상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올 줄이야...... 

 

비록 결국 프리플레이로 하기는 했지만 이건 정가를 줬어도 아깝지 않았을 것 같다.

난 PS 플랫폼에서 했지만 원래는 패키지도 나왔던 작품인 것 같고 드라마CD도 여러 장 나왔더라. 내가 한창때였다면 쓰르라미 때처럼 악착같이 관련작/상품 다 모으고 있었을 건데 이제 그 정도까지는 기력 달려서 무리고, 작품에 경의를 표해&프리플레이로 한 미안함을 담아 iOS판이나 스팀판은 한 번 다시 사고 싶다.

 

Posted by 2nd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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