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심심하신 분들 혹은 브금이 필요하신 분들은 돌려봅시다.

스자키 미우&키하라 류이치 페어 2017년 NHK배 쇼트프로그램 YURI on Ice.

노코멘터리 버전은 AVEX가 저작권으로 짜른 듯ㅠ 블루레이 특전 올라와 있는 거나 짤라라.

 

 

다음날. 여행 가면 잘 자서 아침엔 늘 6-7시 기상.

일정은 매일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가변적이었는데, 이 날은 작품에서 하세츠성의 모델이 된 카라츠성이 오전 9시부터였던 덕분에 카라츠성으로 스타트를 끊는 것으로 자연스레 일정이 정해졌다.

다이이치 호텔에서 카라츠성까지는 도보 15분 거리. 시간 여유있게 도착한 성 아래는...

 

 

천수각이 엿보이는, 묘하게 눈에 익은 이 위치는...

 

앗....여기 오른쪽 측면에서 잡으면 아이스캐슬 하세츠 자리...

작품 내에서 성 기슭에 위치하고 있다고는 했는데 대충 여기쯤 위치지 싶다.

카츠키 유리 트레이닝 코스가 성 주변 계단이나 벤치 주변인데, 링크가 이 위치면 확실히 딱 좋은 트레이닝 코스였겠다 싶었다.

...실제 아이스캐슬 하세츠의 모델이 된 링크는 사가현에 있지도 않다. 후쿠오카현이다.

하카타역을 중심으로 카라츠와 반대 방향으로 또 한참 전차 타고 가야 한다.

어쩐지 성지순례 기획 사가 on ICE에 별로 특집되지 않더라(...)

 

 

원작대로 위에서 찍었어야 하는데ㅠㅠ

 

따라 올라가다보면 카츠키가 뛰어 올라다니던 계단.

애니와 다르게 높이가 고르지 않아서 조심 안 하면 다칠 것 같았다;;

아직 여행 초라 멀쩡할 때라 카츠키처럼 뛰어 올라가야지! 했던 걸 포기하고 얌전히 걸어 올라갔다.

작품 내 장소를 쉽게 찾을 수 있을지, 성지순례 가이드맵을 한 손에 들고 두리번 거리는데...

 

성까지 출장 나와 있는 리빙레전드

 

죄송합니다. 카츠키 유리를 카라츠 관광대사로 인정한 카라츠시의 진심을 얕봤던 모양입니다.

(하세츠 요카도코 이치도와 오이데~ 한 빅토르가 관광대사로는 어울릴 것도 같은데...)

콜라보 기획 자체는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싶은 곳에는 어김없이 입간판이든 뭐든 설치되어 있어서 찾기 대단히 편했다.

 

 

 

일단 2화에서 카츠키가 점프 트레이닝 하거나 빅토르와 앉아 이야기를 나누던 벤치.

총 세 개의 벤치 중 가장 천수각에 가까운 쪽 벤치이다. 딱 보면 각이 나온다.

성 주변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 두 곳 중 첫 번째.

추운 게절이라 나뭇가지가 앙상한 게 허전하고 아쉽다.

 

 

 

벤치 근처에서 전망. 반대편에서 성을 잡은 스샷과 대비해서.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가 빅토르와 카츠키, 프리세츠키가 워밍업으로 달리던 다리, 마이츠루교.

 

 

 

Hasetsu Castle!!!!

 

그리고 벤치에 등을 돌리고 조금 걸으면 바로 하세츠성!!! 닌자야시키!!!!

=카라츠성(가라쓰성)ㅋㅋㅋㅋ 성 주변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 그 두 번째.

지붕에 달린 치호코...가 아니라 사치호코를 보면 마음이 짠해진다.

 

 

카라츠성은 천수각 공사를 마치고 리뉴얼 오픈한지 얼마 안 되어 내부가 깔끔하고 안내도 잘 되어 있었다.

앉아서 볼 수 있는 영상 자료도 재미있었는데 (역사나 성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성 자체로는 다른 성에 비해 역사적 중요도는 낮은 인상이었다. 총 다섯 개 층 중 두 개 층만 전시에 쓰고 있었다.

1층이 매표소와 기념품점, 2/3층이 관련된 역사유물 전시, 4층이 지역교류용 전시, 5층이 꼭대기.

2/3층 전시 공간은 촬영은 못 했으니 할애하고.

4층. 지역교류용 전시.

하이쿠나 지역 아동들 그림과 함께....그들도 있었다.

 

무한으로 돌려쓰기 되는 콜라보 1탄 그림

 

천수각 리뉴얼 오픈 그림

 

천수각 리뉴얼오픈에 맞춰 홍보용 그림이 그려졌으니까 말이지^p^

여러분 성지순례 콜라보 때 공사중이었던 카라츠성도 올라가보셔야죠, 하듯이!!!

있을 거라고 예상 했어야 했는데...올라가자마자 너무 눈에 딱 들어오는 곳에 있어서 아........어..........응............ 하는 반응밖에 할 수 없었다.

...난 성지순례로 간 거니까 괜찮은데, 애니 방영권인 일본의 관광객은 그렇다치고 외국인 관광객은 어떤 반응일까 좀 많이 궁금해진 순간이었다. 역 개찰구 나오자마자 빅토르가 카츠키 어깨 안은 커다란 입간판이 맞이하잖아? 상점가 돌아다니면 포스터도 사방에 붙어있지, 거기다 성 올라갔더니 걔들이 또 있어. 내가 간 타이밍에도 한국인 남자 온리 관광객들 있던데...이 작품을 모른다면...과연 어떤 기분이었을까.

 

 

마음을 가다듬고.

5층. 캐릭터들이 잡고 있던 난간은 실제로는 위험하므로 위처럼 보강이 되어 있었다.

빨간 원래 난간 자체가 홍보용 그림보다 많이 낮았는데 심지어 이 날 비바람이 세서 나가서 바람 맞으면 휘청거릴 정도였기 때문에 좀 무서웠다.

 

 

 

다른 방향 너머로. 반대 방향에서 성을 잡은 애니 스샷과 대비해서.

음...붙여놓긴 했는데 이쪽 맞나 애매하군. 근데 다른 방향은 그럴 듯한 데가 없었...지? 아마.

더 차근차근 살펴보며 찍으면 더 좋았을 텐데 비바람이 있는 동안 점점 세져서 적당히 있다가 내려왔다.

 

 

다음 일정을 생각하며 천천히 1층에 내려오니 휴식 공간에도 보였다. 이번에는 포스터 3종.

 

 

원작자 쿠보 미츠로우 씨의 사인도.

목격과 동시에 이 분이 입을 털어온 기억이 머리를 스쳐가며 복잡한 심정이 잠깐 들었지만 지역과 작품과 캐릭터에게 죄는 없으므로. 카라츠 요카토코!!!

 

이 뒤에 매점에 들어갔는데 아직 콜라보 상품들이 제법 남아 있었다. 들고 국내 들어오기 애매한 음료 종류와 안 입을 의류, 맥락이 안 느껴지는 몇 개 상품 제외하고 제법 담아왔다. 이성이 온전히 있으면 안 담았을, 예전에 지인이 먼저 왔을 때는 분명 스루했던 것까지. 제정신으로는 안 사기로 마음 먹은 랜덤 굿즈까지 하나 자연스럽게 담고 레토르트 카레/보르쉬를 같은 장르 팬 선물용까지 사고나니 짐도 짐이고 총 가격도 가격이고. 이상하다...분명 성 기념품점 굿즈들은 안 사기로 마음 먹고 갔었던 것 같은데^p^

덧붙이자면 가장 짐 된 레토르트 식품은 이 날 들른 다른 작품 관련 장소나 카라츠시 기념품샵에서 다 팔고 있었다ㅠㅠ

 

 

정신없었던 쇼핑을 마치고 성을 나가려는데.

나가는 길까지 빈틈 없다!! 지역 캐릭터 카라왕군과 나란히 앉아 배웅해주던 마카친ㅋㅋㅋㅋ

잘 있어, 나중에 또 놀러올 기회가 있거든 또 만나자.

 

 

 

성을 뒤로 하기 전, 성 옆으로 이어지는 마이츠루교에서.

작품 안에서 프리세츠키가 빅토르를 찾아 헤매고, 또 빅토르/카츠키/프리세츠키 세 사람이 유토피아 카츠키에서 아이스캐슬 하세츠까지 워밍업 겸 뛰어 이동하던 루트의 그 다리.

성지순례맵에서는 여기서 히가시카라츠역까지 걸은 뒤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방법도 소개되고 있었는데 우리는 카라츠 내 다른 관광지를 거쳐 일단 한 번 카라츠역 안 관광안내소를 찍고 움직일 에정이었기 때문에 마이츠루교에는 등을 돌리고 다시 아침에 처음 성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토피아 카츠키의 모델인 카가미야마 온천이 카라츠 시내와 떨어진 곳이라 모델만 거기고 위치 설정은 시내일까 생각했는데 마이츠루교를 통한다는 거나, 성에서 히가시카라츠역까지가 도보 25분인데 이만큼을 한 번 더 가는 거리면 도보 50분, 뛰면 더 적게 걸릴 테고, 충분히 로드워크 범위권인가 싶기도 하다. 성지순례맵의 지도를 신뢰한다면. 혹시 다음에 한 번 더 갈 일 있으면 직접 걸어봐야겠다.

 

 

이 뒤에는 탄광으로 부자 되었다는 구 타카토리 저택을 둘러본 뒤(성지순례와 상관 없으므로 여행기에서는 제외했다) 카라츠 신사에.

사실 작품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고 유리온아이스의 사요 감독과 원작자 쿠보 씨가 애니 히트를 기원하며 에마를 봉납한 신사라고 하는데, 그 외에도 카츠키가가 지역적으로 이 신사의 씨족 설정이라고 알고 있어서 들러 보았다.

하지만 참배는 안 함. 신사는 재밌게 생긴 오마모리 있으면 사던가 쿠지만 뽑는다.

여기서도 잊고 있다가 지인이 뽑길래 쿠지 뽑았는데 전체 운세는 대길이지만 여행운은 나 때문에 일행까지 망할 거라고 되어 있었다.

도착한 직후 짐 늦게 나오고 덕분에 쾌속 하나 놓쳐서 전차 시간 30분 밀리고 일정 내내 비바람 세고 온도는 영상인데 한국에서 입던 옷 입고도 뼛속까지 추운 날씨가 나 때문이었나 보다.

 

 

역에 도착. 관광 안내소를 찾았더니 또 마카친이 있었다. 

우리 헤어진지 얼마 안 됐는데 또 보는구나.

 

 

전날 카라츠 도착해서는 늦은 시간이라 닫혀 있어서 몰랐는데, 안내소 전면의 절반은 안내 데스크, 절반은 유리 온 아이스 성지순례 홍보 테이블로 되어 있었다ㅋㅋㅋㅋㅋㅋ

기타 다른 안내 자료는 이 테이블 뒤 안쪽 공간에....

 

 

소문의 몇 번째 성지순례인가를 몇 번째 활주인가로 적어 제출하는 앙케이트지.

나도 다음엔 제2활주째에 체크해서 낼 수 있기를 기원하며 앙케이트를 작성해 제출했다.

애니 안 본 지인을 잡고 열심히 한국어로 작품을 소개해줬다던 직원분이 여전히 계셨다가 이번에도 열심히 한국어로 작품 설명을 해주셨다. 신상품으로 나온 2018년 유온아 사양 카라츠 달력을 표지만 유온아 그림이라고 알려주시면서도, 표지 속 유리가 왜 이 무늬 머리띠를 매고 이 핫피를 입고 있으며 달력 속 수레는 어느 동네 수레인지, 이런 조합에 들어가는 게 어떤 의미고 얼마나 규율이 엄격한지 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한국어로 재밌는 내용을 열심히 설명은 해주셨는데 발음이 애매했던 부분들이 있어서 이야기들이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일본어로 들을걸 나도 당황한 바람에 그만...

달력이 표지뿐이라고 하고 짐도 될 것 같아서 일단 보류하고 카라츠 관련 자료만 받아서 이탈.

 

 

다음은 밥 먹으러 전차 타고 이동할 예정이었는데...이 동네가 한 시간에 차 세 번 있고 그래서(...)

시간 때울 겸 역 구내 가게들을 구경하는데 여기도 상점가처럼 포스터 붙어있고 입간판 세워져 있고 잡화점에서는 일부 굿즈도 팔고 있고 혼란스러웠다ㅋㅋㅋㅋㅋㅋ

진짜 이 지역이 전체적으로 이래서 덕분에 오타쿠 커밍아웃 신경 안 쓰고 사진 찍고 돌아다녔지 싶다.

카라츠성 기념품점에서 정신없이 지르고 적당히 현타 온 상황+판매되고 있던 건 굿즈는 취향 아닌 그림과 종류들이었던지라 둘러보기만 하고 시간이 되어 플랫폼으로 이동했다.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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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스타트로 심심한 사람은 보고 갑시다.

그랑프리 2017 파이널에서 유리 온 아이스의 오프닝 "History Maker"로 오프닝 세레모니와 갈라 오프닝이 이루어졌다. 일본 페어가 작품 내 음원인 Yuri on Ice로 대회에 나가기도 하는 등, 개인적으로는 리얼피겨와 확실히 구분해서 즐기고 있지만 이렇게 리얼피겨와 교차되는 순간이 생기는 면도 재미있는 작품인 것 같다.

 

 

 

일본은 개인적으로 해외란 느낌도 잘 안 들고 플라이트 시간도 짧으니 공항 오가고 대기하고 하는 시간이 너무 귀찮아서 점점 안 가지는 것 같다. 이러다 가게 되는 건, 생각해보면 최근에는 성지순례 하러 뿐인 듯.

지난 용6 오노미치로부터 1년, 이번엔 유리 온 아이스 성지순례 하러 사가에 다녀왔다!!!!

 

 

사실 유리 온 아이스(이하 유온아)가 스케이트 타게 된 계기는 되었지만 그렇게까지 좋아한다고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 다른 취미인 DTM에서 작사 못 하는 게 강한 컴플렉스라 읽었던 작사가 에세이에서 "무감동해지는 게 가장 나쁘니까 뭐에든 감동하는 버릇을 들여라"라는 문장에 명치 좀 얻어맞은 직후 처음 접한 새 작품이 유온아라 무조건 적극적인 호감을 가지고 접하려고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 뭔가에 치이듯 푹 빠지는 느낌이 없어서 감정선이 죽었나보다, 난 이제 글렀나봐...하는 자신에 대한 실망감만 안고 있었다.

근데 그런 식으로 계속 생각하고, 모종의 이유로 한 곳에 구속되는 시간이 긴 1년을 보내며 다른 새로 접할 작품도 없었던 덕분인지(덕분에 이번해 클리어 게임 개수가 처참), 이 장르는 나도 모르는 사이 늪처럼 내 발목을 붙잡고 천천히 집어삼키기 시작해...어느 새엔가 목까지 잠겨 들어가 있었다^p^

원작 블루레이랑 설정집은 작품 재밌게 본 예의로 제작 사이드에 환원하기 위해 구입했지만, 처음엔 분명 어디까지나 작품 팬은 아니고 게임에 안 쓰는 돈 썼다는 정도 기분이었는데.........굿즈 사는 취미는 애진작에 접고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굿즈 따위를 배대지까지 돌려가며 돈/시간 쓰며 기다려서 사대냐^^ 하고 있었는데...................근데 일본 거주하던 지인이 나 대신 각종 콜라보와 행사, 굿즈 정보를 찔러주며 내가 Дa라고만 하면 구해서 보내주는 환경을 만들어준 덕분에 놀 시간이 없는 스트레스도 도와 아몰라다질러 하다보니........................................오오에도온천이나 유리 뮤지엄까지 다 가주셨다고...안 살 수가 없다...

여기까지가 입덕  과정에 대한 변명.

지금은 스스로 배대지 거쳐 굿즈 사는 훌륭한 장르 덕이 되었다

 

공항선 쾌속 카라츠행을 타고 카라츠까지

 

주인공 카츠키 유리의 출신지이자 작품 초반 무대로 등장하는 하세츠는 사가현의 카라츠(가라쓰) 지역이 모델이 되었고, 그곳을 찾는 팬들이 생기며 공식에서도 기간을 정해 성지순례 콜라보(사가!!! on ICE Twitter)를 기획해 실시했다. 하지만 "좀 좋아하게 됐다지만 뭘 또 성지순례까지...안 가......"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지인이 사가현 여행을 가게 되었고, 농담으로 유온아 무대가 그쪽인데 갈 데 없으면 들러보세요^^ 하고 말을 던졌다. 그랬더니 진짜 가셨다. 유온아 안 보셨는데. 관광안내소에서는 한국어 공부하신 직원이 있어서 안 봤다는 사람을 붙잡고 열심히 작품 소개를 해주시며 성지순례 가이드 팜플렛을 주셨다고 한다. 그분은 그대로 작품에 나오는 카라츠성에도 가셨고, 천수각이 공사중이라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을 안으며 매점에서 파는 카라츠 한정 유리 굿즈와 작품에도 나오는 소주 '마계에의 유혹'을 사다주셨다. 나는 감사히 전달받으며 보답으로 작품 블루레이를 빌려드렸다.

 

 

이 때만 해도 내가 갈 일은 없을 줄 알았다

 

그리고 몇 달 뒤, 성지순례 콜라보 2탄이 시작되었다. 이 때까지도 "귀찮게 어딜 가...안 가......" 하고 있었는데 위의 지인을 간만에 뵙고 술 마시다가 어딘가 조용한 곳 또 여행 가고 싶으시다길래 이번에도 농담으로 "혹시 사가 또 가시면 저 성지순례 겸 같이 갈 텐데^^"하고 던졌는데 "그래요? 가실래요?" 하고 돌아와서 얼떨결에 여행 계획 성립, 그 자리에서 날짜 정해서 돌아와서 티켓 끊고 숙소 잡고 하며 구체적이 되었다.

(사실 이렇게 물 흐르듯 정해질 정도면 마음은 반 이상 갈 생각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ㅋㅋㅋ)

일정 자체는 성지순례 콜라보 2탄이나 공식 투어가 끝난 다음이었지만 딱히 그 때 한정 굿즈나 점포별 푸드 메뉴, 분위기에 집착까진 없었던지라 사람 빠지고 한가하게 구경다닐 수 있겠다 하고 느긋하게 여행을 준비. 그 주 주말에 후쿠오카 쪽에서 아라○ 콘서트가 있어서 인터넷상으로 숙소가 전멸하는 바람에 잠깐 안색이 창백해지기는 했는데...지인이 전화로 찾아 확보해주심. 하나부터 열까지 신세 제대로 진 여행이었다orz

 

잡설이 길었다. 첫날은 저녁 도착이라 여행기 분량이 짧기 때문이다.

길지만 접지는 않는다. 어차피 나만 볼 내용이고 내가 다시 볼 때 접혀 있으면 귀찮으니까.

 

 

엔딩에서 유리와 빅토르가 마주보고 앉은 전차

 

3시경 비행기를 탔고 플라이트는 1시간 20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짐이 늦게 나와서 차 잘 없는 카라츠행을 하나 놓치고 나니 시간이 뒤로 좍좍 밀리더라. 그래도 괜히 각역 정차 로컬선 타고 가서 메이노하마에서 갈아타는 것보다 기다렸다 쾌속 타는 게 도착이 빨라서 겨우 카라츠행 쾌속을 탄 게 6시 넘어서.

(원래 기내 캐리어만 들고 다니는데 여행 목적 하나때문에 위탁이 필요해서 일행에게 초반부터 폐 끼침)

대신 쾌속을 타니 그 순간부터 여행목적이 달성되기 시작하고 있었다.

위는 카라츠역이 거의 종착이라 전차 안에 사람이 없어진 틈에 찍은 사진.

겨울이라 해가 일찍 져서 작품 내에서처럼 저녁노을 드는 타이밍이 아니었던 게 아쉽다.

이 전차 안 광경 하나가 뭐라고...작품 팬이 된다는 게 이렇게 무섭다. 기분이 남다르네. 헤헤-_-;;;;

 

역 주변 지역 보이는 불빛의 전부(...)

 

예상을 배신하지 않는 한산함. 그나마 카라츠 전역, 전전역보다는 좀 나은 게 이 정도인가본데...

7시반에 이미 서울 중에서도 내가 사는 사람 없는 변두리 지역의 11시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성지순례로 오긴 왔다만 이 지역에 내가 무엇을 기대하면 좋단 말인가, 하고 한숨을 쉬며 플랫폼에서 역 구내로 내려갔더니...

 

 

--여기도

 

--거기도

 

 

--저기도

 

 

온통 유리 온 아이스 성지순례 콜라보의 흔적들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인이 왔던 것도 콜라보 1탄 끝난 후였는데 여기저기 포스터 붙어있더라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역 구내 들어서자마자 떨어지면 죽는 병에 걸린 것 같은 사제가 익숙한 얼굴들이 맞이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1화에서 미나코 선생님이 고향에 돌아온 유리를 맞이하던 역 구내

 

7시반에 이미(이하생략) 덕분에 구내에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마음 놓고 사진 찍을 수 있었다.

...초반부터 흥분하긴 했지만 출발 이후 아무 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팠다.

일단 호텔에 도착해 체크인을 하고 밥을 먹으러 나왔는데...

 

2화에서 유리 프리세츠키가 쿠소야바이오샤레한 호랑이 티셔츠와 만나는 상점가

 

걸음을 옮기는 족족 성지순례...

작품에서 큐마치 상점가의 모델이 된 쿄마치 상점가.

오노미치 때도 상점 여기저기에 용과같이 포스터가 붙어있긴 했지만 여기도 장난 아니었다.

 

 

지금 다시 사진을 봐도 무슨 가게인지 알 수 없는 곳을 포함해,

 

 

애니메이션이라는 거랑 상관 없어 보이는 가게 여기저기에 온통 유리온아이스...

 

 

하세츠 익시비젼 온천 on ICE 포스터도 실제로 열릴 것 같은 기세로 사방에 붙어 있었다ㅋㅋㅋㅋㅋ

여기도 다 영업 끝나서 문 닫히고 사람 없는 걸 빌미로 열심히 찍어댔다.

카라츠가 성지순례로 마케팅 중이라 가이드맵에 매너만 지키면 사진 찍는 데에 허가는 필요 없다고 하고 있지만 역시 열려 있고 사람들 오가면 신경 쓰여서 못 찍겠어서..ㅠㅠ

어쨌든 정신없이 찍다가 슬슬 음식점은 안 닫히고 하고 있는지 불안해지기 시작.

다행히 픽업해둔 가게는 무사히 영업 하고 있어서 드디어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유리온아이스 4화 아이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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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상점가에 있는 旬風이라는 가게에서. 활오징어회는 먹고 싶어할 것 같다며 지인이 찾아준 가게.

메뉴는 회에 플러스로 문어튀김, 생선조림, 처음 내온 활오징어는 나중에 다리 부분 따로 튀겨준다.

주류 외에 대체로 메뉴 가격이 적혀 있지 않았다. 활오징어에 이르러서는 시세인 듯 했음.

예약 없이 가서 카운터석에서 먹었는데 당일 그랑프리 파이널 시니어 여자 싱글 경기 있는 걸 틀어줘서 경기 보면서 맛있게 먹었다. 덧붙이자면 보면 아름답다고 생각하지만 판정은 잘 모른다. 좋은 경기였습니다.

비쌌다. 대신 맛있었다. 오징어를 큰 걸 시켰더니 양이 많았는데...마지막까지 다리를 요동치던 오징어를 잔인한 방법으로 포식한 데에 대한 예의로 배불렀지만 다리 튀김 끝까지 다 먹었다.

 

일본 오면 가라오케는 빼놓을 수 없는 코스고, 다행히 아무 것도 없는 카라츠에도 (한국에도 있는 바로 그 체인) 마네키네코가 있었는데, 때는 토요일 밤. 아무 것도 없는 동네의 유일한 가라오케.

...사람이 엄청 많았다. 대기시간 한 시간에 우리 뒤로도 금방금방 줄이 늘어나서;; 일단 다음날 밤으로 예약을 넣고 첫날은 일찍 철수하기로 했다.

 

카라츠 다이이치 호텔 트윈룸

 

두 밤을 머물게 된 카라츠 다이이치 호텔.

아라○ 콘서트 전날 밤, 후쿠오카에 접근성 좋은 사가쪽까지 숙소 전멸한 상황에서 룸을 확보시켜준 고마운 곳 .깨끗하고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

 

딸기요구르트술...기대와 달리 너무 썼다ㅠㅠㅠㅠ

 

여행의 마무리는 술과 안주.

딸기요구르트술을 궁금해서 사와서 맛없게 먹었는데 나중에 보니 얼음이랑 마시는 리큐르였다.

괜히 들떴다고 모험을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학습하며 첫날 일정을 마쳤다.

 

(둘쨋날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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