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3] NieR Replicant

게임'16 2016. 6. 9. 22:31

클리어한 게임이 여러개가 되도록 감상을 못 썼다. 가장 앞에 한 요녀석 감상을 어떻게 써야하나 싶어서.


처음엔 일본 지인이 추천해서 샀는데 이거 샀다니까 주위에서 취향이실 거 같아요, 하면서 어느분이 컴플리트가이드북도 한 권 주시고 그랬다. 그래서 신나게 시작한 2013년 12월의 어느날.


초반 퀘스트 중 멧돼지에게 치여 죽었다.


한 번 치여 넘어진 뒤로는 그 빌어먹을 멧돼지가 다시 뒤돌아서 치고 치고 하는 대로 일어나지도 못한 채 게임 오버. 이 일은 트라우마가 되어 최근까지도 작품은 분명 취향일 것 같은데도 차마 다시 손을 대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작년 어느 게임쇼.

진짜 뜬금없이 NieR 후속작이 발표되었다.

...이 전개는 정말 예상 못했기 때문에 나나 주변 NieR 아는 분들이나 ?????? 이 상태였는데...

어쨌든 그래서 갑자기 초조해진 것도 있고, 보스전이 괴랄한 리겜이라고 해서 호기심에 빌려둔지 좀 오래 된 드온드3도 있고 해서 최근 와서 큰맘먹고 다시 디스크를 세팅해보았다.

초반은 어렴풋하게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3시간인가 6시간인가 해놓은 게 아쉬웠고, 처음 하얀 책 얻을 때 전투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다시 하기 싫어서 그대로 로드. 한두시간 다시 진행하다보니 다시 멧돼지 처치하는 퀘스트가 나왔다.

필드에서 레벨업 좀 하고 이번에야말로 리벤지다!! 하고 뛰어나갔다.


멧돼지에게 치여 죽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세상이 싫어졌던 것 같다.
나의 비디오게임 사상 초유의 트라우마는 이대로 지우지 못하는 것인가, 플레이는 하되 이 퀘스트는 피해가야 하는 것인가...진짜 별 생각을 다 하면서 때려치우기 전에 한 번만 더 도전해본다고 다시 나갔다. 그래도 이번엔 직전에 세이브해놔서 바로 멧돼지 잡으러 나갈 수 있었다.
사실 바위에 부딪치게 해서 헤롱헤롱 하는 거 잡으면 된다는데 발컨한테 그게 가능할리 없으니까(당당
점프해서 찍는 공격 무한 반복해서 손에 땀을 쥐며 겨우겨우 녀석을 쓰러트린 그 때의 그 희열이란...!!!!
레알 눈물 그렁그렁해서 트위터에 트라우마 해소 보고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물론 EASY 난이도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NieR 안에서 나한테 가장 스릴 넘쳤던 전투는 이 멧돼지 잡을 때였다ㅋㅋㅋㅋㅋㅋ
어쨌든 이렇게 멧돼지도 잡았겠다 신이 나서 퀘스트 꼬박꼬박 챙겨서 다 했다.


퀘스트 달성률 100%...감미로운 글자다.

근데 당연히 있을 줄 알았던 트로피가 없었다. 쳇.


게임을 다시 잡기 전에는 멧돼지에 대한 압박감이 강했는데 잡고나니 게임의 분위기를 즐길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굉장히 새삼스럽지만 암울한 분위기와 BGM이 정확히 어우러져서 게임에의 몰입도를 높혀주었다.

사실 거대 몬스터에 겁 많이 먹는 편이라 처음 카이네 등장 뒤의 마물 잡을 때는 멘탈이 많이 힘들었는데, 막상 싸워보니까 죽지는 않더라. 거기다 카이네가 이쁨.



존예.

그 뒤로도 순조롭게 진행. 복잡해 보였던 바닷가 마을도 오가다보니 길이 다 익혀지는 게 신기했다. 에밀이 등장하는 저택에 들어가면 색채가 물빠진 듯 흑백으로 바뀌는 것도 눈에는 불편했지만 좋아하는 연출이다. 맵이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덕분에 심부름 퀘스트 하기는 편했고 모형정원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게임 내용을 돌이켜보면 그런 느낌을 준다는 게 딱 좋았던 것 같다.


퀘스트 외의 실제 메인 스토리만 따지면 그렇게 길지 않았던 것 같다.

작품 분위기가 암울하니 독특하고 음악도 좋고 하긴 한데 이 작품이 어디가 그렇게 팬들을 끌어당기는 걸까, 하고 생각하며 마왕의 성으로 통하는 열쇠를 다 모으는 데까지 왔다. 솔직히 여기까지는 생각보다 별거 없는 것 같다, 기대가 너무 컸나, 그렇게까지 내 취향 저스트는 아니겠다, 하고 생각했다.

근데 마왕의 성 문 열고 들어가서.


응?


.............그리고 진행, 다시 만난 배신자들.


응??????


갑자기 막 자료를 던져주니까 당황스러울 수밖에...

멘탈을 추스리며 진행...동료 한 명 이탈하는 그 장면. 어떤 의미 죽음에 대한 공포의 표현이....심플한 것 같은데 묘하게 리얼하니 소름끼쳐서 좀 눈물 났다....그리고 그 뒤 도달한 마지막 보스.

보스의 정체는 솔직히 그냥 단순하게 슈타게 마냥 **를 구하지 못한 미래의 **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름만 따진다면 맞았는데 그런 단순한 게 아니었다. 와... 

그렇게 1회차 A엔딩 종료.



하지만 여기까지도, 게임만 가지고는 내 안에서 내용 정리가 깔끔하게 되지 않았다.

이 단계에서 설정집을 들여다볼까 하다가 엔딩은 총 네 개, 1회차 엔딩만 가지고는 네타바레 많을까봐 일단 2회차를 진행했다. 2회차는 소년기를 건너뛰고 청년기만 하면 되는 데다가 퀘스트를 100퍼 달성해두었더니 마음에 걸리는 것 없이 편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근데. 추가 요소가.

응. 마물 정체가 그거라고 하긴 했어.


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칼질 하나하나로 베고 있는 게 그거라고 생각하니깐 기분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막에서 열쇠 얻을 때랑, 마왕의 성 들어가서 구스랑 싸울 때랑이 가장 멘탈에 펀치 오더라.

뭐 딱히 이런 걸로 바스러질 멘탈은 아닌데...진동이 크게 오긴 했다. 오우....

근데 얻은(?)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고...1주차의 내 눈물 야-_-;;;


이 뒤 3주차도 진행해서 ABC 엔딩 회수하고 남은 D 엔딩.

여기서 좀 고민했다. 네타바레 좀 당한 게 있어서 D 엔딩 보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여기서 멈춰두고 트로피 노가다를 할까 싶었다. 근데 다른 시간내 보스 격파는 다 됐는데 "소중한 사람" 격파가 잘 안 됐고, 무엇보다 무기강화가. 무기강화가. 무기강화가.

.........강화에 필요한 레어템 드랍이 HARD 모드에서 잘 된다더라^^

포기는 빠른 편이 좋겠다고 판단을 내리고 D 엔딩 진행했다. 진행해버리면 더 고민 안 해도 되니까.



그렇다. 진행해버리면 트로피 채우고 싶어도 못 하는 것.

여기서 "예" 선택하는데 살짝 손이 떨린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리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기까지 숨가쁘게 진행하고 드디어 설정집을 잡고 그 글자 작은 많이도 꾹꾹 눌러담은 책을 숏스토리 빼고 빠른 속도로 정독했다. 진짜 오랜만에 그렇게 열심히 책 읽은 것 같다.

애매하게 이해되던 곳 차근차근 보완하고 정리하면서 이 작품이 내 안에서 유일무이한 하나의 타이틀로 자리잡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이 한순간에 사람 포에머 만드네. 

음..솔직히 .이 내용을 게임 내용만 가지고 추측하려면 상상력이 되게 풍부해야 할 것 같았다. 지인분이 책을 선뜻 한 권 내주신 이유를 알겠더라. 덕분에 지금 드온드1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다. 아..안돼...


그렇게 게임도 클리어하고 설정집도 읽은 결과, 이 작품은 생각했던 대로 내 취향의 작품이 맞았으나...더 옛날에, 하다못해 처음 멧돼지 트라우마를 만들었던 2년 반 전에라도 바로 다시 잡고 클리어할 수 있었더라면 그 땐 더 취향 직격이었을 것 같아서 살짝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ㅠ



D엔딩 당시 최종 스테이터스. D엔딩 자체를 C엔딩 전에 마왕의 성 직전 세이브에서 이어서 진행해서 저기에 좀 플러스해서 대충 56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좋은 작품이었다. 지금은 D엔딩의 여파 때문에 어렵지만, 2년 반 전 진행했던 초반 부분 복습할 겸 언젠가 다시 여유를 가지고 즐기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


자 이제 네타바레 걱정 없이 후속작 정보를 열어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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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2nd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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