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 대칭 아리스

게임'16 2016. 6. 19. 21:09

 

"사신과 소녀" 라이터가 다른 회사 이동해서 나온 작품이라고 듣고 관심만 가졌다가...PC로까지 오토메게임은 안 하는 편이라 미루다가 잊고 있었는데 비타로 합본이 나와서 구해보았다.

마침 예약 뜬 당시 아마존 글로벌 배송비가 600엔도 안 나왔던 아름다운 시절이었던지라.

근데 동화 소재로 했다는 게 식상하기도 하고 여캐->남캐로 성별역전도 좋아하는 편이 아니고 그림체도 특별히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도착하고 EVE 먼저 한다고 미뤄두고 있었다.

 

그리고 시작해서도 에피소드1(신데렐라, 빨간두건) 하고, PC판은 에피소드별로 디스크 나눠 출시했는데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플레이타임도 짧고 캐릭터도 둘인데 완전 날로 먹네, 하고 생각했다. 신데렐라는 그렇다 치고 빨간두건이 아주매우상당히 캐릭터도 스토리도 내 기준 탐탁치 않았다.

하지만 설마 이게 다가 아니겠지, 내가 좋아했던 "사신과 소녀" 라이터라면 이게 다가 아닐 것이다. 뭔가 큰 그림이 있고 그 안의 파츠에 불과할 것이라는 신뢰를 가지고 놓지 않고 계속 진행해보았다.

그리고 대박 터짐.

 

 

한정된 몇 명의 캐릭터가, 에피소드별로 관계성이나 배역을 바꿔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된다.

...큰 그림에 대해서는 뭘 써도 네타바레가 돼서 아무 것도 못 쓰는데, 이거 에피소드1 하고 던진 사람도 틀림없이 있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에피소드1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 회사가 잘못 했지. 이걸 왜 분할판매를 했지?;;;

이 작품은 모든 에피소드를 클리어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되는 구성의 작품이다.

이야기 패턴 자체는 어딘가에서 본 듯 하고 중간부터는 좀 예상이 가긴 했는데 여주인공 성격과 캐릭터별 에피소드가 잘 만들어져 있고 대단원에 이르기까지 이야기 틀이 정말 잘 잡혀 있어서...특이해 보였던 여주 말투도 슈타게의 오카베 중이병 마냥 다 이유가 있고, 매우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나 이런, 뭐랄까, 프로가 잘 만든 모형정원 같이 깔끔하게 닫히는 이야기 참 좋아한다. "사신과 소녀"에서도 딱 그런 느낌이 좋았던 거라...쉽게 말하자면 빈틈 다 막아놔서 팬디스크 나올 여지가 없는 작품이 취향.

 

근데 난 만족스럽다고 썼지만, 앞에서 적은 것처럼 난 "사신과 소녀"부터 취향이었다. 이거 호불호 갈리는 작품이라고 들었던지라 무차별적으로 권하기는 꺼려지는 면이 있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지뢰 요소가 곳곳에 망라된 작품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서...캐릭터나 스토리나 시추에이션이나 사람에 따라 걸릴 수도 있는 부분이 제법 있는 편이다. 나도 좀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았고...

취향에만 맞으면 명작. 대칭 아리스는 게임 발매 포멧도 그렇고 이야기 내용상으로도 그렇고 이야기 구조가 좀 단순해질 수밖에 없게 되어 있어서 비교를 하자면 "사신과 소녀"가 더 취향이었긴 한데, 기대해서 그만큼을 채워준 오토메게임이 정말 오랜만이었다 하는 걸 새삼 깨달을 만큼은 정말 만족스러웠기에 소장 확정 타이틀이 될 것 같다.

 

이거 클리어하고나니 내가 오토메게임에서 기대하는 몇 가지가 다 기준치 이상 충족되어서 당분간 오토메 게임 손에 안 잡힐 것 같다는 게 살짝 아이러니하다.

 

끝으로. 이 라이터의 문장 센스도 좋아하는 편이다.

작중에서 뭔가 되게 꽂히 부분이 있어서 간직할 겸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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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2nd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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