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Room No.9

게임'16 2016. 10. 15. 22:26

전작 "No, Thank you"로 감동을 줬던 parade사의 신작.

전작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신작도 무조건 살 생각이었다.

아무리 못 해도 중간 이상은 가겠지 하는 믿음이 있었다.

믿은 나머지 공식 홈페이지도 안 보고 발매일에 구입부터 한 게 잘못이었을까.

방향성이...생각했던 것과 좀 차이가 있었던 작품이었다.


글 끝부분에 흰글씨로 처리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모바일에서는 적용 안 되니 필요시 알아서 회피해주세요.


등장인물은 친한 친구 사이인 두 명. 여행에 갔다가 정체불명의 조직에 납치, 감금된다.

두 사람에게 주어진 정보는 행동분석 실험대상으로 선정되었다는 메시지와 다른 감금자가 있는 것 같다는 사실, 사망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도 실험대상에 대한 아무 조치도 없으며 자력으로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것.

각각에게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하는 실험 과제가 주어지며, 과제를 클리어해 일정 포인트를 모으면 실험 종료가 가능하지만 클리어하지 않으면 다음날 식사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

첫 과제는 정해진 대상의 혈액을 600ml 뽑아내는 것이었다.


..........................................극한 상황으로 시작해 탈출한 뒤, 혹은 2주차의 추가 시나리오로 흑막과 감금 이유가 밝혀지는 전개인가보다, 라고 전작을 해본 사람이면 짐작하지 않았을까. 전작의 2주차 요소가 훌륭했으니까.

풀프라이스 아닌 미들프라이스 작품이라고 하길래 에로 좀 빼고 전체 길이를 줄였나보다 정도 생각했지.

에로는 안 줄였더라. 정신적 위해라는 게 이쪽인데, 신체적 위해 쪽과 균형이 안 잡힐 정도로 에로는 모리다쿠상이고, 눈에 보이는 위기감을 풍겼던 신체적 위해는 목록에 나오는 과제도 처음 피 뽑는 거 포함 네 종류에 실제로 실행되는 건 세 종류...빈약했다. 게임 장르가 장르라는 걸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얘네 감금한 조직은 뭐 이렇게 에로에 올인이야 싶은 생각이 들어서 집중이 안 될 정도. 근데 클리어하고 나오는 스탭 코멘트에는 루트별로 에로 하나씩 더 넣을걸 그랬다고까지 하고 있어서 경악.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탈출하느냐 못하느냐, 해도 누군가 마음이 꺾였느냐 안 꺾였느냐, 아니면 무사히 마음 추스렸느냐 로 엔딩이 나뉘고....

흑막 진상 그런 거 없음.

흑막 진상 그런 거 없음.

중요한 거라 두 번 적었다.


내가 뭘 놓쳐서 진엔딩을 놓쳤던가 한 줄 알았는데 올클한 게 맞다는 걸 알았을 때가 가장 충격이었다.

막연하게 수수께끼의 조직 취급이라도 뭔가 주체가 되는 흑막과 그 배경이 뭔가 나올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그냥 딱 탈출까지.

캐치프레이즈가 "계속 친구로 있고 싶었다"인데 정말 딱 폐쇄공간의 1:1 관계성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외에는 아무 것도 그리지 않았다. 굳이 흑막을 찾는 전개로 가지 않은 건 캐치프레이즈를 생각하면 효과적이라고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근데 작품 안에서도 되풀이되는 관계성이 변질되는 걸 두려워하며 쓰이는 저 문장이...적어도 나는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 부분에서까지 저 테마의 강조를 위해 너무 반복적으로 쓰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아서 석연치 않았다. 두 주인공이 절친인 걸 표현함에 있어서 과거 성장 환경이나 폐쇠적인 성격 설정이 있어서 그걸 더 파고들어서 아 이렇게 각별한 친구 사이였는데...하는 걸 납득시켜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좀 얕았다고 할지 아니면 시도했다가 실패했다고 할지...

전작은 감독이 라이터를 겸했다가 이번에는 따로 오퍼 넣은 모양인데...이건 정말 순전히 개인적인 인상인데, 전작 문장은 미스터리 소설 써도 되겠다 싶었는데 이번 작품은 문장도 별로 잘 썼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표현 많이 완화시켰다), 이름 잘 기억해놨다가 이 라이터 들어간 게임은 앞으로 거르려고 한다.

오츠이치의 SEVEN ROOMS를 이미지했는데 분위기 진지한 **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방 이었다.


너무 단점만 부각시켜 적은 것 같아서 내가 느낀 장점도 적어본다.

전작에 이어서 변함없이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에로씬(정지화지만 차분이 어마어마...+사운드).

신체적 위해 가하는 과제 중 길이 100mm 깊이 8mm 상처 내기의 검증 방면이 적절히 섬짓했던 거.

관계성이 변질되어도 연인관계는 없는 거(스포일러, 드래그)

마음에 든 엔딩은 한 명이 한 쪽 목 졸라 죽이고 혼자 탈출하는 엔드B(스포일러, 드래그)


게임이 의도한 바로만 보면 나름 괜찮은 작품이었던 것 같다. 내가 바란 방향성과 좀 달랐을 뿐....

등장인물 두 명으로 1:1 관계성을 그린다는 건 좋은 시도였던 것 같은데 그렇기에 에로 좀 줄이고 더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데에 힘을 쏟아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올클까지 플레이타임 10시간. 짧다는 리뷰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도 짧아서 놀랐지만 시간 없는 요새 하기는 편한 길이였던 것 같기도 싶고...마음이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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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2nd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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